🎬들다방 7월 영화 상영회 안내🎬 2025년 07월 16일 다큐멘터리 〈스와니-1989 아세아스와니 원정투쟁의 기록〉안내+ 사진, 속기 추가

🎬들다방 7월 영화 상영회 안내🎬

〈스와니-1989 아세아스와니 원정투쟁의 기록〉(2015)
다큐 상영과 더불어 한국 옵티칼 투쟁의 현황 나눔의 자리! 상영이 끝난 뒤에 초대 손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신청 링크 https://forms.gle/dgNqjmVWAeEfiV5p7

 

아세아스와니 원정투쟁의 기록 상영회/ 속기

 

상영회가 열리는 들다방 소개

여러분께서 와주신 이 공간은 사회적기업 들다방입니다. 2층에 자리한 노들장애인야학의 급식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카페도 하고요. 들다방에 작년부터 예술인분 여섯 분이 파견되어, 다양한 행사도 열어주시고 이번 주말에는 복도 환경미화를 위해 함께 페인트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늘 영화는 예술인 중 한 분인 무밍님이 기획하고, 오두희 감독님 허락하에 상영을 준비했습니다.

지금 제가 들고 온 박스 보이시나요? 너무 무거워서 여러분께 짐을 나누고 싶어 가져왔습니다. 바로 후원주점 티켓입니다. 들다방을 포함한 장애 인권 단체들이 매년 하루 후원주점을 합니다. 올해는 9월 19일 마로니에 공원에서 합니다. 먹을 것도 나누고, 공연도 하고, 하루짜리 페스티벌을 합니다. 후원 후 이 티켓을 받으시면  당일  음료도 드시고, 먹거리도 드시고, 굿즈 등을 받아가실 수 있습니다. 한 해의 이 후원 행사가 잘 되어야 들다방, 노들야학 포함해 이 건물에 위치한 장애 인권 단체들이 내년을 잘 살 수 있습니다. 여기에 1만원 후원, 3만원, 5만원 티켓도 있습니다. 오늘 상영회 후 가시는 길에 문의해주시면 이 티켓을 마음껏 가져가실 수 있습니다.(웃음) 

영화 상영 시작하겠습니다. 1시간 10분, 상영 후 구미에서 오신 배태선 선생님과 이야기 나눌 

예정입니다. 뒤쪽에 음료와 비건 간식이 있으니 편히 드시면 됩니다.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농성 투쟁이란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일본 닛토덴코 그룹의 한국 자회사. 2022년 경북 구미공장 화재를 이유로 폐업, 이에 노동자 11명이 한국 내 다른 자회사 평택 한국닛토옵티칼로 고용승계를 요구, 지금도 고공농성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더 자세한 정보는 다음 기사를 참조. 

평화뉴스, 2025년 06월 16일자, ‘526일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 ‘한국옵티칼’…국민 5만여명 “청문회 열어달라” 서명’,  https://www.pn.or.kr/news/articleView.html?idxno=32190

상영 후 초대 손님 이야기 자리

배태선 : 민주노총 경북본부 교육국장으로 있습니다. 배태선입니다.

진행자 : 국장님이라고 하나요?

배태선 : 배태선 동지라고 부르죠.

진행자 : 영화를 만든 오두희 감독에게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영화를 제작한 평화운동 단체 ‘평화바람’이 구미옵티칼 투쟁에 연대를 갔는데 ‘그전까지는 본 척 만 척 하던 배태선 동지가 오두희 감독이 <스와니 원정 투쟁> 영화를 만든 사람이라고 하니 와서 알은체를 했다’ 하시더군요.(웃음) 그래서 <스와니 원정 투쟁> 영화와 함께 현재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농성 투쟁에 대해 이야기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연락드렸고, 초대에 흔쾌히 응해주셨습니다.

배태선 : 다음달 3일이면 구미옵티칼 산 지 2년이 됩니다. 

진행자 : 투쟁을 계속 지원하고 계시죠.

배태선 : 그렇죠. 이 영화를 두 번째 보는데, 첫번째는 오사카[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본사 닛토덴코가 위치한 일본 현지]에서 보고, 이번에 다시 봤어요. 그때는 몰랐는데요. 영화 속에서 3월 28일에 스와니 원정 투쟁 분들이 한국에 들어오시는데, 저도 올해 같은 날 돌아왔습니다.

진행자 : 옵티칼 일본 오사카 원정 투쟁과 탄핵 집회 기간이 겹쳤죠. 두 소식 이야기를 함께 해주시면 어떨까요?

배태선 : 저는 다른 나라에 가본 적이 거의 없어요. 일본도 그렇고. 원래 옵티칼 투쟁을 지원하는 모임은 도쿄에 있어요. 닛토 본사가 오사카에 있으니, 오사카에 가야 되겠다고 생각한 것은 작년이죠. 작년 오사카에 잠깐 다녀오며 중요한 걸 알게 되었어요. 닛토는 세계 91개 거점을 가진 글로벌 기업입니다. 교섭을 하자 해서 본사에 올라가면, 33층 건물 전체가 닛토 건물인데, 단 한 번도 문 앞에 가본 적이 없어요. 용역이 막고 조롱하고. 오사카에서 가깝지 않은 이바라키 같은 곳, 긴 역사를 가진 공장이 1945년 폭격을 당하고 옮긴 곳이 이바라키 공장이에요. 공장의 본거지가 거기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그렇게 만나려고 하는 다카사키 히데오 대표가 이바라키 연구소에 온다, 기술이 거기서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기 죽치고 있어야 되겠다’ 마음먹고 갔습니다. 3개월을 준비하고요. 가서 길도 모르고, 말도 안 통하고, 아는 사람도 없어 막막했습니다. 실제 1주일 동안은 일본 현지에서 통역사까지 네 명만 본사의 공장 문 앞을 지켰죠. 애플 오사카 신사이바시점 앞에서 매일 소리치고 구호 외치며 선전전을 했습니다. 출근시간 선전전을 위해 새벽 5시 반 일찍 출발했어요. 버스, 전철을 세 번 갈아타야 해서. 그 차를 타고 돌아오면 아침 8시가 넘어요. 다시 돌아오려면 하루에 11번을 갈아타야 해요. 저녁에 식사를 하고가 기본 일정이었는데, 보니까 하루에 2만 3~5천보 걷더군요. 길을 몰라서 그렇게 걸었어요. 돌아올 때는 1만 8천보 정도가 됐죠. 오사카가 우리에게는 낯선 공간이었지만, 닛토덴코의 심장이라 생각했고.

먼저 저 일본 노동운동의 모습이 함께 담긴 투쟁은 지금으로부터 36년 전에 있었고, 오늘 우리가 같이 본 영화는 그로부터 20년이 지나 편집해 상영된 거예요. 저는 십몇 년이 지나 올해 봤고. 시간적 차이가 있는 상황이죠. 저 다큐멘터리가 시간이 벌어진 만큼, 거리감을 둔 편집이었다 생각해요. 저때보다 우리가 올해 갔을 때가 오사카 노동운동이 많이 흩어진 상태였죠. 그래서 우리가 한국으로 돌아오기 1주일 전 목표가, 돌아오기 전날, 공간을 다 채우는 한국식 집회를 하겠다, 마음먹었죠. 돌아오기 전날 집회에는 68명이 왔었습니다. 6월 말에 갔을 때에는 그보다 좀 더 많은 인원이 오사카 집회에 같이 했었습니다. 그 모습이 한국의 미래가 될까 걱정스러운 마음이었죠.

진행자 : 지금 구미의 불탄 공장에서 고공 농성도 이루어지고 있고, 평택에 있는 공장에서도 농성장이 있어 투쟁을 하고 계신 거죠.

배태선 : 네, 그렇습니다.

진행자 : 저는 이 영화를 9년 만에 다시 보는 건데요. 영화 속 스와니 원정투쟁에는 한국 노동자를 일본 현지에서 지원하려 연대 동지들이 굉장히 많이 오고, 일본 내 신문 등에도 많이 보도되며 근방 외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왔다고 합니다. 연대 투쟁의 모습이라든지, ‘먹튀기업’ 외국 투자 기업[이하 ‘외투’ 기업]의 행태는 지금 한국옵티칼, 닛토덴코와도 비슷한가요.

배태선 : 진짜 똑같아요. 제가 구미에 있는 외국 기업에 다녔는데, 저 공장은 노조를 만들자마자 ‘팩스’로 철수했고, 지금은 ‘문자’로 통보합니다. 노조가 만들어지면 자본이 철수하는 게 그때보다 더 편리해진 거죠. 작년까지 한국에 진출한 ‘외투’ 기업이 1만 8천 개가 넘어요. 외투 기업 중 철수한 건이 작년 한 해만 680곳입니다. 2000년대에 #천 곳이 넘었습니다. 문제는 한국에 진출하는 외투 기업은 땅 짚고 헤엄치기로 돈 번다는 거예요. 구미 옵티칼은 만 3천 평 땅을 무상으로 50년간 줍니다. 자국민에게는 무상으로 땅을 줍니까? 220억을 투자하고, 18년동안 10조 3천억 매출을 올렸어요. 6조 넘게 일본 본사로 가져갔어요. 불은 우리가 낸 거 아니고. 그런데 왜 이걸 우리가 다 책임을 져야 하나요. 다른 면도 있어요. 한국에 진출한 외투 기업은 결국 다 철수합니다. 이대로 가면 글로벌 호구죠. 다른 사업장도 많이 철수했어요. 대구에 있는 한국게이츠, 영천, 창원 등 다 철수하는 상황인데. 철수하더라도 그전에 수많은 특혜를 받는 건 너무나 당연하고. 한국 정부가 왜 세금으로 특혜를 줍니까. 정부의 굉장히 기가 막힌 사고가 ‘일자리는 공공이 아닌 민간이 창출해야 한다’입니다. 실제 철수할 때는 어떤 책임도 묻지 않으면서요. 1998년 책정된 투자 촉진법에는 도망갈 때 어떻게 할지 묻지만, 방법이 없어요. 어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자 복직 위해 박정혜 동지가 고공 농성에 들어간 지 555일째 되는 날이었어요. 진짜 속상합니다. 다른 자회사인 평택 공장에서 구미 물량을 다 가져가고, 그곳은 156명 신규 채용했는데, 기존 구미 공장 7명에 대한 고용 승계만 안 된대요. 그 기업은 지금도 무상 임대, 원재료 수입 면제, 특혜받는데 누구도 이걸 문제제기 안 해요. 정부 만나 이야기했어요. 비단 이 사업장만의 문제가 아니니까요. 한국에서 수많은 외투 기업 문제 40년을 당했는데 어떻게 할 거냐 말했죠. ‘입장이 다르다’ 이런 문제가 아니라 함께 지혜를 짜내야 한다고 호소를 했습니다만,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분노해요, 사실. 싸움은 미루어두면 안 된다는 진실을 깨달으면서… 외투 문제는 누군가 끝을 내야 해요. 

진행자 : 오늘 상영 자리에, 편집에 함께했던 평화바람의 오이 님도 오셨어요. 영화가 1989년~1990년 투쟁으로부터 거의 20년 가까이 차이가 나는데. 다큐를 만든 이유를 알고 계신게 있다면.

오이 : 영화 중에도 나오긴 했는데, 한일 노동자 교류가 시작되어 20주년 행사까지 하게 되었잖아요. 그 행사를 하면서 이 교류가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마음이 모여, 그때 작업을 시작하고 촬영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옛 화면이나 자료를 엄청나게 많이 넣어 만들어진 영화인데. 거의 대부분 일본 노동자들이 가지고 있던 기록을 받아서 작업했어요.

배태선 : 오사카에서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며칠 자나깨나 떠오른 분이 영화 속 통역가로 나오신 고 김희원 씨예요. 왜인지는 모르겠어요. 교통사고를 당하고 후유증으로 돌아가셨지요. 영화 속에서 김희원 님이 사고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100일도 안 된 애를 두고 병실에 가셨던 분을 제가 올해 오사카 갔을 때 만나 여러 이야기를 했어요. 인상적이었던 점이, 예전에는 오사카에 한국인 중에서도 대부분 제주도분의 비중이 높았다고 하죠, 한 3분의 1. 일본에서 한국인으로 살아가시기에 당신도 녹록지 않은 세월이었을 거란 말이죠. 한국에서 온 스와니 노동자들에게  자신의 열정, 삶 이런 것들이 투영된 것 같았어요. 통역하고 사회도 보시면서 구호 외치기도 하시잖아요. 그 몸짓, 표정이 일본으로 원정 간 동지들만큼이나 강해요. 사실 내가 오사카에서 느꼈던 건, 일본 동지들도 많았지만, 소위 ‘자이니치’라고 하는 한국인들이 많이 연대를 오셨는데, 위안부 투쟁을 하시는 분들. 말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어요. 나 같으면 일본 안 산다고 생각할 정도였어요. 70년 동안 수모를 당해온 역사가 있으니. 그런데도 김희원 님 측에서는 당시 투쟁하는 사람들 마음이 흔들릴까봐 교통사고를 말하지 말라 하시기도 했고, 보면서 충격이 커서 헤어나오기가 힘들었어요. 그래서 영화 전체에서 그분의 이름이 가장 선명하게 남아 있어요. 저분의 삶, 일본에서 사는 한국인들의 삶, 선명하고, 충격적이고. 

일본 동지들은 어떻게 그렇게 연대하실 수 있는지 아직도 잘 못 헤아리겠습니다. 이번주에 일본 지원 모임에 통역하신 분, 총 3명이 옵티칼에 오시거든요. 진짜 가깝다고 해야 하나. 그리고 일본 동지들은 한국 노동자들에게 약간 ‘팬심’이 있다 해야 할까요, 한국 노동자 투쟁이 과대평가된 점이 없지 않아요. 우리는 그렇게 ‘세지 않다’고, 우리 ‘쫄망’했고, 일본처럼 될까봐 그게 우려돼요. 일본 동지랑 오사카에서 이야기하며 ‘현재의 오사카가 한국의 30년 뒤 미래일 것 같다’고 얘기했어요. 영화 속에서는 항만 노동자 등이 나와 자신들이 가장 치열하게 싸웠던 지난날, 한국의 노동자들이 가진 투쟁의 힘이 그분들에게 새로운 용기를 주었다고 말씀하셨지만. 제가 볼 때 그 얘기는, 자신의 투쟁을 복구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 같은 것이라 이해했습니다. 그게 한국 노동자 운동, 투쟁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헌신 등으로 나타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연대’라기보다는 ‘자신의 투쟁을 복구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플로어에도 마이크를 돌리겠습니다. 오늘 영화와 지금 나눈 이야기를 들으면서, 영화에 대한 감상을 나누어주셔도 좋고. 질문이 있다면 해주셔도 좋겠습니다. 

참여자 1 : 일본의 경우에서 느끼신 것처럼 노동자 운동이 와해되고 있고, 한국도 앞으로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하셨는데, 왜 그렇게 판단하시는지 여쭤봅니다.

배태선 : 오사카 같은 경우, 올해 제가 갔을 때, 오사카 노동운동 연대의 중심이 원래는 공무원노조였다고 해요. 그런데 오늘날은 오사카가 소위 유신회, 극우가 된 거죠. 극우가 처음 와서 한 것이 ‘노조 사무실까지 세금으로 해야 하느냐’는 프레임으로 사무실이 깨지고. 전일본항만노동조합(전항만) 노조가 오사카에서 나름 뿌리 깊고, 여기저기 연대하는 힘 있는 데인데. 이 노조는 제조공장처럼 강력한 근거지를 갖고 연대하는 단위가 아니라 대부분 혼자 일하는 사업장이 묶인 조직이잖아요. 그러다보니 우리가 말하는 계급의식 등이 확고해야 하는데. 오사카도 우리나라 건설노조 때려잡듯이 강력한 탄압이 있었고, 이런 과정에서 조직 이탈도 커지고. 중심을 복구할 틈 없이 공격해들어오고. 노조는 그 안에서 지키기 급급해, 확장하기 어렵고. 또 일본은 기업별 노조 체계라 일본 노조운동은 파편화되어 있어요. 말하자면 일본은 사용자 중심, ‘분열하고 투항하라’가 일반화되어 있는 식이죠. 그래서 한국처럼 집단해고가 일어나면, 한국은 해고에 대해 일반 기업에 시선이 안좋은데, 일본은 그렇지 않다고 해요. 지나가는 시민들도 ‘대기업이 해고하는 것은 그럴 만한 사정이 있다’고 생각한대요. 노동자들이 파편화되어 있고, 노동운동이 중심이 없죠. 한국 노동운동의 입장에서 보면, 노동조합이 파편화되어 있고 중심이 없다는 건, 하나의 투쟁으로 단결하는 기본이 안 된다, 투쟁하는 당사자의 일로만 머물고, 민주노총 120만 조합원은 역할을 못하죠. 옵티칼 투쟁은 죽을 뻔 했습니다. 노동조합이 자기 안의 투쟁조차 조직의 힘을 다해 지켜내 승리하는 것을 못 하게 될 때, 노동운동은 가장 빨리 무너지게 될 것이고, 그게 두렵습니다. 무너지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요.

참여자 1 : 감사합니다.

진행자 : 전쟁 반대 평화운동을 위해 오키나와 미군기지 반대 투쟁 현장에 가 제가 만났던 기지 반대 활동, 평화활동가들은 대체로 70~80, 심지어 90대 어르신들이었어요. 그분들이 그러더군요. ‘일본, 특히 오키나와는 투쟁에 젊은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 헤노코 기지 반대 투쟁 공사장에는 정말 어르신밖에 없었는데. 한국에서 제주도 기지 반대 투쟁했던 10여 명의 20~40대 사람들이 연대 투쟁 갔을 때 ‘어떻게 한국은 이렇게 젊은 사람들이 투쟁하는가’ 놀라며 물어보셨던 기억이 납니다. 

배태선 : 마찬가지예요. 오사카에 갔을 때 거기 투쟁하는 분들도 다들 나이가 많으시죠. 대부분 70대 분들이고. 교토에 계신 아시아공동행동 분들이 젊은 분들이고. 개별 활동가, 이런 분들. 자유롭게 결합하는 분들이 오시기도 하는데. 70~80대 지금도 활동하는 분들은 노조를 하셨던 분들이죠, 대부분. 지금도 그래요. 그래서 이번에 한국에서 젊은 노동자들 20대 동지도 몇 명 같이 갔는데 현지에서 굉장히 놀라워하고 반가워하고 칭찬하셨어요. 그것도 다 ‘씐 거다’ 말하고 싶네요. 극구 아니라고 강조했었습니다. 한국도 그렇잖아요. 한국 민주노총, 나이 많아요. 젊은 노동자들 조직하는 데 온 힘을 다하는 상황이죠.

참여자 2 : 배태선 동지 페이스북에 올라온 공지 보고 오늘 영화상영회 왔습니다. 소문만 듣던 스와니 영상을 처음 봤는데, 엄청난 기록이네요. 잘 봤습니다.

참여자 3 : 현재 군산에 있고, 평화바람 활동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 방금 소개하신 분과 함께 활동해서 부연하자면, 지금 전북환경청 앞 새만금공항 반대 농성장에 있는데요. 군산지역 미군기지, 새만금공항, 갯벌 살리기 등을 같이 하고 계십니다. 들다방 4층 입구 엘리베이터 앞 로비에 보시면 ‘진zine’이라는 소책자 전시가 진행중이고, 거기에 함께 <월간 수라>도 보실 수 있습니다. 군산에서 이루어지는 평화활동에 대한 내용입니다.

참여자 4 : 이번에 오사카 원정 투쟁 가셨을 때 선전전, 집회 등을 하면서 일본과 집회 톤, 문화가 달라 맞추는 과정이 없으셨는지.

배태선 : 그렇죠. 도쿄 갔을 때는 아예 초짜여서 일본 동지들이 짜놓은 방식대로 했어요. 이번에 오사카 갔을 때는 처음부터 마음먹고 가서 ‘k-노조가 간다’ 이런 생각으로 했고요. 일본은 투쟁가가 없어서 한국 노래 번안해서 부르는데, 우리 노래 다 녹음해서 들고 갔습니다. 일본 동지들은 건물 밑에서 활동을 하세요. 프론트 빌딩, 오사카역 한가운데 큰 공간이 있는데, 일본 동지들은 그 밑에서 선전전을 하더군요. 이번에 우리는 우리 식대로 원으로 된 광장에 서서 음악 틀고 바로 시작했습니다. 바로 춤추면서 시작했죠. 일본 동지들이 굉장히 놀라워하시더라고요. 일본 집회는 제가 느끼기에 굉장히 말씀을 많이 시키시거든요. 우리는 구호를 많이 외치는데, 일본은 발언을 많이 해요. 한 시간을 선전전 하면, 한국은 노래하고 구호 하고 유인물 나눠주고가 대부분인데. 거기서는 발언을 많이 해요. 나중엔 목이 아파요. 네 군데 가는데, 다 말을 해야 해서요.

참여자 5 : 발언을 길게 시키나요?

배태선 : 한 시간 꽉 채워 말을 시켜요. 우린 한국 음악을 틀어놨어요. ‘그랑프론트’는 한국 사람들이 관광을 많이 오거든요. 한국말로 구호를 외쳤죠. 확실히 문화가 많이 다릅니다. 일본 분들이 저희 올 때 음악 달라 해서 드리고. 마지막 집회 때 몸짓, 율동 같이 연습해서 단체로 그걸 했어요. ‘마지막 집회는 한국 집회로 한다’ 마음을 먹고 했기 때문에.

참여자 6  : 노동조합, 민주노총의 미래에 대해 걱정이 많으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또래 친구들은 연대로 현장에 많이 가거든요. 멀리 봤을 때에는 그 친구들의 정치적인 의견, 계급적, 직업적 부분이 완전히 일치가 된 것은 아니죠, 솔직히. 

배태선 : 그렇죠

참여자 6 : 영화 속 투쟁하는 스와니 원정 투쟁 노동자, 그런 젊은 노동자분들 자리를 채우고 계신 분들이 오늘날 이주노동자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많이 계시는데, 민주노총은 이주노동자 연대를 잘하고 계시는지. 

배태선 : 끊임없이 하죠. 경북은 몇 군데 이주센터가 있고. 민주노총이 사람, 재정, 조직 다 하거든요. 그런데 이주노동자들이 쉽게 못 들어와요. 체류, 이동의 문제가 있어서. 자신을 완벽하게 지켜줄 수 있을 정도의 힘 있는 노조가 없고. 내부에 이주노동자 문제와 관련한 갈등이 존재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죠.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들어가 계신 곳이 농업 노동이거든요. 이전에는 공단이 많았는데, 구미도. 지금은 농업 노동에 훨씬 더 많이 계셔서 특화되어 조직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참여자 7 : 새 정부에 옵티칼 사안과 관련해 논의되는 게 있는지 궁금하고. 투쟁이 구미에서 있다보니 구미 아닌 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투쟁하는 현재 상황을 바로 알 수 없어, 트위터 등을 시시각각 확인하는 편입니다. 연대인의 입장으로 같이 해야 할 것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배태선 : 사실 고공 농성이 이렇게 길게 갈 줄은 생각은 못 했습니다. 거의 3년이 되어가는데, 단 한 번도 교섭이 된 적이 없습니다. 우리의 요구는 간단합니다, 고용승계. 교섭을 길게 할 것도 없죠. 그래서 본사에 계속 공문을 보내는데, 연신 반송되어 돌아와요. 기가 막히죠. 새 정부 들어선 뒤에 여러 단위들을 만났ㅇ요. 고용노동부장관 청문회, 그다음에 대통령실, 이런 노동 파트 담당 수석이 굉장히 늦게 선임되었어요. 그분이 노동을 아는 분은 아니라고 보입니다. 노동 쪽으로는 ‘무색무취’한 분이시고. 이 정부의 노동에 대한 마인드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또 하나, 외투 사업장 문제는 정부 기조의 문제예요. ‘투자 유치만이 살 길이다’라는 정책으로는 힘들고. 외투 사업장이 치외법권이 아니라는 생각이 최소로 필요합니다. 

 

진행자 :우리가 약속한 시간이 다 되어서 정리하겠습니다. 구미에서 먼 길을 와주신 배태선 국장님, 그리고 와주신 모든 분들, 질문을 함께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영화 보면서 한국의 이주노동자들과의 연대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런 고민도 들었는데, 자리에서 질문 나누어주셔서 반가웠고요. 앞으로 옵티칼이나 세종호텔 고공농성, 여전히 굉장히 많은 노동 투쟁 현장이 있어서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희망버스나 고공농성 연대 문화제 등을 계속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미 한국옵티칼 투쟁에도 계속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수) 현장에서 문자 통역을 열심히 해주신 예술인께도 감사드립니다. 비 오는 날 와주셔서 또한 감사드리고, 들다방 행사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