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다방 8월 영화 상영회 안내🎬 2025년 08월 06일 다큐멘터리 〈성스러운 탈환 : 팔레스타인 땅을 훔치다〉+ 사진, 속기 추가

들다방 다큐멘터리 상영회 안내
영화 제목 「성스러운 탈환 : 팔레스타인 땅을 훔치다」

참여 신청은 다음의 링크에서. https://forms.gle/khmigjbpk2aQtEHe8

🎬 상영 정보
제작 : TRT World (튀르키예 방송국) | 제작 연도 : 2024년 | 상영 시간 : 53분
소개글 : 여기 이스라엘의 시온주의 리더 다니엘라 바이스가 있다. 현장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학살하는 것은 10대, 20대 청년들이지만 그들을 영적으로, 정치적으로 지도하는 것은 바이스다. 바이스는 신의 말씀을 실현하기 위해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박멸해야 한다는 믿음을 설파한다. 진정 무서운 것은 이 광적인 식민주의자들이 이스라엘 사회의 일탈적이고 예외적인 구성원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때 지나친 극단주의라고 이스라엘 내에서도 배격받던 극우들은 이제 정치 무대에서도, 사회적으로도 주류가 됐다.
영화는 ‘불법 유대인 정착촌’ 활동에 주력하는 이들과 이러한 폭력을 묵인하고 비호하고 정당화하는 방식을 자세히 보여준다.

📅 일시 : 2025년 8월 6일 수요일, 저녁 7시
📍 장소 : 들다방 (서울 종로구 동숭길 25, 4층)
🍿 무료 상영
📢 영화에는 한글 자막이 있습니다. 이야기 자리에는 문자통역이 제공됩니다.

💬상영이 끝난 뒤에는 최근에 팔레스타인 현장 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누르, 자아 활동가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 한국어 번역 및 자막 제작, 검은새 / 한국 상영 주최,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 들다방은 마로니에공원 뒤편 ‘대항로 빌딩’에 위치한 카페이자 급식소입니다. 장애인권운동 단체들의 진지 ‘대항로 빌딩’에는 노들장애인야학,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권운동 단체들이 모여 있습니다. 이곳에서 들다방은 밥과 커피를 제공하는 에너지 보급소이자, 다양한 몸을 가진 이들이 교류하는 복합문화공간이 되고자 합니다.

*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주최하는 2025년 예술로 기획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됩니다.
주최 : 한국예술인복지재단 | 주관 : 들다방 |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

 

2025년 08월 06일 다큐멘터리〈성스러운 탈환〉들다방 상영회 속기

안녕하세요. 상영을 곧 시작합니다. 시작하기 전에 준비해주신 들다방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들다방, 영화 소개

이곳 들다방은 급식소이자 카페입니다. 4층이 노들장애인야학 공간이고 들다방은 이곳에 세들어서 영업하는 곳이지요. 들다방은 야학의 무상급식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고, 중증 장애가 있는 분들을 고용하고 고령 여성, 직장 활동을 쉬었다 돌아온 여성이 90프로 이상 일하는 사회적기업입니다. 들다방이 소속된 노들 장애인 인권 단체에서 9월 19일에 후원 행사를 합니다. 티켓이 잘 팔려야 학생분들이 무상급식을 내년에 안전히 지속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들다방 소개로 나왔지만 무상급식을 위한 후원행사를 홍보하고 있습니다. 후원행사 5만원, 3만원, 1만원권 다양하게 있으니 영화 상영 후 저에게 문의해주시면 됩니다. 행사가 9월 19일 한 달 조금 남은 상황이니, 많이 사주시고 후원행사에 와주시면 활력이 될 것이고, 저희 들다방이 내년을 준비하는 데도 큰 보탬이 될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는 들다방에 소속된 파견 예술인분들의 활동을 통해 기획되었습니다. 예술인 중 한 분인 이름님의 평소 활동을 이어가는 일환으로, 팔레스타인평화연대 분들을 초청하고 관련 영화를 상영하고자 기획했습니다. 많이 와주셔서 감사드리고, 들다방의 다른 활동에도 꾸준히 관심 부탁드립니다. 상영 이후에 초대 손님과 이야기 자리도 있습니다. 구성원 중에는 해외에서 오신 분들, 빠른 말이 어려운 분들이 있으니 천천히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영화는 팔레스타인 불법 유대인 정착촌 이야기를 다루며, 53분 상영 후 휴식 시간을 가진 뒤 이야기 자리로 이어갑니다.

상영 후 이야기 자리

누르: 팔레스타인평화연대에서 활동하는 누르라고 합니다. 

자아: 자아라고 하고, 한 달 정도 현지에 있다가 몇 달 전에 돌아왔습니다. 

진행자: 활동 다녀오신 것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자아: 사진을 몇 개 가지고 왔습니다. 지금 화면에 서안 지구 지도가 띄워져 있는데, 다녀온 곳들을 중심으로 적었습니다. 영화에 나온 ‘알-칼릴’도 있고 ‘마사페르 야타’도 있어요. 영화 얘기할 때 지도를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누르: 이 사진은 ‘알-칼릴’에 있는 체크포인트 중 하나인데요. 다큐에 나온 아브라함 모스크 불법 유대인 정착민 마을을 통해 가는 체크포인트로, 이날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통행 가능한 길은 막혀서 못 가는 상황이었습니다. 우리를 초대한 분이 아브라함모스크는 아름다워 꼭 가면 좋겠다고 해서 불법 유대인 정착민 마을을 지나갔습니다. 

보시면 영화에서 나온 거리 중 하나, 다큐에 나온 공간인데, 정착민이 보이고, 길에 하늘색 가렌더가 보이는데 이스라엘 국기들입니다. 

다음 사진입니다. 길에 이스라엘 군 차량이 보이고, 이 사진은 우리가 함께 본 영화 속에서 정착민 공격이 심한 상황으로 나왔는데, 우린 옆마을 마다마라는 마을에서 농사일을 도왔습니다. 영화 〈성스러운 탈환〉을 보고 가서 곱씹게 되는데, 다큐에 나온 곳이 여기였습니다. 

‘아씨라’라는 마을에 일주일 머무르며 가까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아씨라 주민분이 영상을 보여주셨는데, 영화 〈성스러운 탈환〉에 나오는 이츠하르 정착촌에 살고 있다고 나온 ‘즈비속곳’ 영상으로, 마다마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공격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가 정말 이 근처에 살고 있다는 걸 느꼈고, 마다마의 농사일을 돕고 나서 다음날도 도와야겠다 했는데, 옆마을 부린에 이스라엘 점령군이 들어와서 이동이 어려워져 못 도왔던 일도 있었습니다. 

자아: 저희 활동의 맥락을 설명하기 위해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소개를 드리면, 2003년에 시작된 단체로, 그해 한국 정부의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며  시작된 여러 단체 중 하나입니다. 지금은 열세 명 정도가 있고, 이스라엘의 집단 학살 이후 여러 사람이 더 자원활동처럼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탈식민, 탈군사, 탈제국주의 활동을 하고 있어요. 현지 활동은, 집단학살 이전에는 2년에 한 번씩 가서 새로운 분들 그리고 7개 도시 메인 단체들과 연계해서 관계맺는 운동을 했었습니다. 서안 지구와 관계 맺으며 지원 사업을 연결했고요. 이번에는 집단 학살이 자행되는 와중이라 방문을 고민했습니다. 서안 지구 도시들을 방문하면서 여러 활동을 했는데, 주로 ‘마사페르 야타’를, 이곳은 2023년 5월에 간 뒤 2년 만에 방문했는데, 현대의 굴착기 팔레스타인 가혹행위가 많이 일어나는 곳입니다. 그때 찍은 다큐 상영을 지금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 마을에의 재방문이 중요했고, 인터뷰한 가족 집이 끝내 무너진 광경을 보고 왔습니다. 현대 굴착기 관련 60분짜리 영상을 몇 분으로 짧게 줄인 캠페인 영상을 보겠습니다. (영상 함께 관람)

보시다시피 ‘현대’라 적힌 굴착기가 집을 무너뜨리는 영상이 존재하고, 영상 마지막에 아이가 무너진 집을 보며 우는 모습에서 저희 활동가도 많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경로로 우리나라 기업 역시 학살과 무관하다 할 수 없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현대 관련해서 진행하는 캠페인에 대해 조금 더 들은 뒤, 관객분들께서도 함께 본 다큐 관련 질문이나 느낀 점 등도 편히 나누어주세요. 무엇보다 다들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지난주에도 반빈곤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상영한 후 이야기 나누었는데, 그때 오신 활동가 분들이 어떻게 보셨는지를 무엇보다 궁금해하시더라고요. 영화에서 덩야핑이 친구의 고향이라 했던 마을을 영화를 볼 때는 몰랐는데 이후에 발견해서 놀랐다고 합니다. 현재 관심사가 달라서 다른 방식으로 보셨을 텐데, 인상적인 부분 나눠주시고, 이해가 안 갔던 부분이나 내용도 나누어주세요.

관객 1: 다큐를 보면 정착민들이 성경을 인용하면서 ‘예언서에 쓰여 있다’며 정당화하는 데 쓰는데, 문서에 뭐라고 적혀 있길래, 어떤 자료가 있기에 그렇게 곧이곧대로 자기 신념을 투영하는 걸까요?

진행자: 시오니즘 자체의 태동에 대해 얘기해주시면 어떨까요, ‘경전 그대로의 세상을 실현한다’는 것에 대해서. 

자아: 시온주의 전에 질문 드리고 싶었던 게 있었습니다. 이 다큐를 선정하고 보게 된 것에 대해 항변하고 싶은 게 있어서요. 혹시 인터뷰이 중에 팔레스타인이 몇 명이나 나왔는지 기억하시나요? 한 명이에요. 두마 마을에서 머리에 화상을 입고 살아남은 소년밖에 없습니다. 이스라엘 전 총리도 나오죠, 정착민들에 대해 ‘광신에 가깝다’고 비판적으로 말하면서요. 왜 이스라엘인들의 상황을 공감하고 죄책감 갖는 사람들을 상영해야 하는지 우리끼리도 얘기했어요. 전 총리까지 나와서 정착민들을 비난하는데, 팔레스타인인들은 내부보다 외부에서의 목소리를 더 중요하게 쓰기에, 그래서 사용하는 것입니다(내부에서의 항쟁을 또 다루기보다 외부에서 자성하는 소리에 공신력을 더 둡니다). 우리가 영화를 접하는 입장에선 그 레이어를 잊으면 안 됩니다. 영화에 나온 전 이스라엘군 저격수였던 이가 속한 단체 ‘침묵을 깨고’도 결국 이스라엘군에서 복무했던 이들의 예비군 단체입니다. 거기서 아이를 체포한 것에 대한 슬픔과 트라우마를 말했는데, 군인으로 복무했던 이의 트라우마입니다. . 영화에서 함께 본 마을 정착민 카톡방에서 조리돌림당한 그분도 2005년에 이스라엘군으로 복무했었다. 이분의 서사가 너무 많이 나오고, 북부 지방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자체도 [사실은 이스라엘군 측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주민 입장에서 얘기할 수 있는 내용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를 다시 보면서 많이 치우쳐져 있음을 한번 더 확인했습니다. 우리가 ‘중립성’을 말하지만, 그것은 있을 수 없는 문제입니다. 현대도 ‘민간한테만 팔았다. 군대에게 팔지 않았다’ 말하지만, 이런 구조 안에서는 기업도 중립적일 수 없음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정착민들이 성경 구절에서 믿는 것은 ‘예루살렘을 다시 이스라엘이 차지해야 종말, 그리고 재림이 온다’는 구절입니다. 그런데 그건 핵심이 아닙니다. 더한 문제는, 지금 저기에 나온 사람들을 이스라엘 좌파조차 광신도라 몰아간다는 것, 그러나 국방부 장관도 정착민 출신이고, 고등법원에서 철거 명령을 내린 판사가 정착민 단체 수장이라는 것, 이들이 의회에 들어가 있는 구조이고, 믿기 힘들 만큼 그들은 통합되어 있습니다. 이스라엘 시민, 정부, 정착민이 똑같다고 할 수 없지만, 같은 목적을 공유하고 있죠. 이들은 모두 ‘헤브론’ 지역이 팔레스타인 땅인 줄 몰랐다는 교육 시스템에서 자라기 때문에 기본값이 다른 이야기입니다. 저기 나온 유대인들도 시오니스트, 정착민들도 이런저런 이스라엘인이 있다고 나누는 것은, 땅을 넓혀나가는 정착민들에게 힘을 주는 얘기가 될 수 있습니다. 

시온주의는 반유대주의의 시작인데요. 유럽에서 많이 탄압을 받은 유대인들이 ‘우리는 안전한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 ‘시온=예루살렘으로 돌아가자’는 종교적 운동이었는데, 이게 정치적 운동으로 확장되면서 성소수자, 공산주의자 등이 핍박받았습니다. 초창기에는 사회주의자들, 혁신적 급진적 운동가들도 많았어요. 노암 촘스키 등에 의해 새로운 공동체로 묘사됐었죠. 그러나 1948년 이스라엘이 들어서기 전 그 땅에 살던 사람들을 죽이고 공격하며 정착한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건국 이후에도 계속 ‘인종청소’가 이어졌습니다. ‘우리는 시온주의 때문에 이렇게 한다’는 말은, 이스라엘의 정치적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구실이었습니다. 

누르: ‘토라’라고 하는 모세오경을 중심으로 보고 있을 것입니다. 이집트에서 핍박받던 히브리 민족이 출애굽에서 가나안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구약 성서 한 부분을 잡고 있는 것인데요. 기독교적 입장에서 땅에 대한 신학을 보면, 신학이 발전한다는 건 시대에 맞게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해석이 중요합니다. 일부 유대인 디아스포라들은 ‘팔레스타인 땅을 빼앗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는 유대인도 있습니다. 그저 정치적 이유로 시온주의를 근거 삼으려 종교를 가져온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 정부 안에는 성서에 묘사된 대로 마을을 일부러 만들어서 더 많은 성지순례객이나 내러티브를 만들기 위한 부서가 있습니다. 이것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요. 영화에서 관광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도 나오죠. 정착민 정책도 위법인데, 거기서 에어비엔비도 운영합니다. 정착지인 줄도 모르고 관광객이 숙박하는 경우도 생기는 것입니다. 팔레스타인 기존 마을이 있으면, 그 옆에 ‘정착촌’을 만들고 조금씩 옮겨가며 자기 정착 지역을 확대해나갑니다. 사람들은 ‘고대 유적지이지만, 지금은 이스라엘인이 사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팔레스타인 마을은 존재하고 있습니다. 

관객 2: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에서 국가로 인정받은 것은 언제인가요? (1948년 5월 15일입니다.)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면서 분쟁이 시작된 것 같습니다. 사실 시온주의자들이 땅을 마련할 때, 지금의 이스라엘 땅이 아니라 아르헨티나 땅을 주겠다고 해서 협상에 들어갔었다고 알고 있어요. 질문은 이겁니다. 왜 나라로 인정해줬나. 내가 아는 바로는 어느 나라인지 몰라도 2차대전때 유대인에게 전쟁 비용을 빌리고 국가를 돌려주겠다고 협상했습니다. 국제 정치에서 국가 간의 이기심으로 시작된 것이지, 어떤 관계로 이스라엘이 생겨났고, 국제 사회에서 화약고가 되었는가에 대한 부분은 국제 정치학 측면에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자아: 저는 그러한 관점이 바로 ‘백인성’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정치를 얘기하면 지도를 놓고 ‘이게 누군가에 이익이 되고, 여기부터는 우리 땅’ 하는 것은 식민자로서의 시선입니다. 원주민 입장에서는, 그들이 쫓겨났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저희가 운동하며 가장 많이 듣는 게 ‘이건 종교 문제다, 국제사회 속 힘의 문제다’인데, 그게 오히려 이 문제를 전체적으로 받아들이는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역사적 배경을 많이들 얘기하는데, 그것은 핵심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단체 팔레스타인평화연대를 ‘BDS korea’라고도 하는데, 이스라엘이 국제법과 보편인권의 원칙을 준수하도록 보이콧(Boycott), 투자 철회(Divestment), 제재(Sanction)하는 운동단체입니다. 이스라엘의 식민화를 멈추게 하고, 기업의 학살 투자를 막고, 팔레스타인인들이 돌아갈 것을 압박하는 운동을 합니다. 특히 저희는 ‘난민의 귀향권’에 대해서 얘기합니다. 가자 지구 바로 위에 ‘야브네’라는 곳에서 온 난민, 우리와 함께 활동하는 ‘살레’ 얘긴데요. 야브네를 아랍어로 ‘아브나’라고 부릅니다. 고향인 야브네에서 밀려나고 쫓겨나 가자에 살기에 가자에 살아도 그는 이미 난민인 것입니다. 그런 개념이기 때문에 살레에게 정의이자 해방은 원래 살던 야브네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저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영국이 이중약속을 했다는 역사적 사실보다, 살레처럼 토착민이 본래 살던 땅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며 운동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도 ‘뭐하러 이렇게 힘들게 버티며 사냐, 동남아에 아랍인들 모여 사는 데 있는데, 그런 평화로운 다른 곳 가서 살아라’는 말이 나오는데, 그게 강제 이주이고 인종 청소인 것입니다. 영화에서 이 말을 한 다니엘라 바이스도 이제 매우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실제 자기 고향에서 살아왔고 살고자 버티는 사람들에게는 그 앞에서 ‘국제 정세’를 말할 수 없습니다. 내일 우리집에 누가 불을 지를 건데 신고할 곳이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이스라엘군은 물론이고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도 이스라엘과 유착돼 있어 아무 데도 믿을 곳이 없어 자경단을 만들고 운동하는 상황입니다. 그런 이들을 앞에 두고 역사나 성경에 대한 부분은 현장에서 매우 멀게 느껴졌습니다. 

관객 3: 이 영화에서는 정착민들을 너무 균질적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현장감이 너무 없다보니 ‘뭘 어떻게 해야 달라질까’ 하는 생각에 막연했고, 기껏해야 ‘저기서 태어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나’ 할 정도였습니다. 영화 속에서 정착민들이 한 말 ‘피가 있는 곳에 땅이 있어야 한다(피와 땅은 함께 온다)’, 그건 바로 나치가 했던 인종청소 이데올로기를 반복하는 것 아닙니까, 거의 미러링이라고 할 만큼요. 그런데 우리가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으려면 맥락적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저들이 어떤 삶의 배경에서 저렇게 된 건지, 어떤 교육 시스템, 이스라엘 정부 교육 체계가 어떻길래 이렇게 됐나, 계급 문제가 있나 하고요. 지금 전 세계적으로 보면 극우 엘리트들이 다수 보입니다. 내 옆에 있는 고급 엘리트들이 극우였고, 지금도 극우임을 부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도 마음만 먹으면 ‘인종청소’할 기세입니다. 우리가 한국에서 극우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고민하지 않습니까. 저기서도 정착민들이 어떤 출신이길래, 어떤 계급, 어떤 선조들인가, 이런 걸 알고 싶습니다. 그래야 우리도 뭔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매개된 감각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자아: 한국과의 유사성 속에서 바라볼 부분입니다. 이스라엘 도시 안에도 20퍼센트는 남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아갑니다. 그들은 징집이 안 됩니다. 군대에 다녀오지 ‘못하면’ 직장을 가질 수 없고, 할 수 있는 일이 한정됩니다. 집도 못 얻습니다, 이런저런 시민으로서의 대출 자격 요건 등이 걸리기 때문이죠. 이스라엘 교육부에는 ‘나크바(대재앙, 팔레스타인 인종청소)’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장학금 신청을 할 수 없고, 학교 자체에 기금이 가지 않는 법도 있습니다. 완전 한쪽으로만 치우쳐진 교과 과정인 것은 당연합니다. 한국도 징집 문제가 있고, 한국 정부가 북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 이주노동자 대우 등을 봤을 때 바로 연결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안의 군사화가 너무 일상적입니다. 남자 형제는 당연히 군복무를 했고, 그게 당연한 문화입니다. 이스라엘 일반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얼마나 군사화된 사회인가, 직업, 학교 등에서 시오니즘을 가르치고 있는지. 그들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등이 〈이스라엘리즘〉이라는 영화에 나오는데요. 우리가 〈성스러운 탈환〉 다음 영화로 꼽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남자로 태어났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위해 무언가 하고 싶다면, ‘징집 문제’를 없애는 활동을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도 이미 국제사회에서 전초기지처럼 군사기지 등이 심어져 있고, 현재 조선산업이 미국에 많은 것을 제공해줄 것이지 않습니까. 그렇게 우리가 야금야금 젖어들어가는 맥락에 있습니다. 실제 저희가 팔레스타인 현지를 돌아다니면서 이스라엘과 한국 국기가 붙어 있는 스티커를 많이 보았습니다.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의미겠죠. 이스라엘 성지순례국 1위가 한국입니다. 한국은 종교적으로 그들의 프로파간다를 잘 수행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종교적, 군대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습니다. 

현대라는 기업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현대도 한국전쟁 이후에 미국에 부대를 고쳐주면서 시작한 건설 역사가 있어서 군사화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유엔군으로 이스라엘이 한국군으로 참전했었습니다. 1948년 같이 시작된 역사적 관계의 맥락이 있습니다. 연결성을 찾을 때 종교-군사-기업 이 세 가지에서 찾는 것을 꼽겠습니다. 한국이 더 역할을 못 한 부분들, 한국의 정체성을 가지고 이 문제를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진행자: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를 얘기할 때, 내가 어디에 맞닿아 있는지 생각하는 것이 먼저겠습니다. 저는 제가 만났던 수많은 철거투쟁이 생각났습니다. 왜 우리 커뮤니티가 지킬 가치가 있는지, 변화를 이야기하기 전에 ‘쫒겨나고 싶지 않다’는 게 왜 이유가 될 수 없는지, 그런 생각이 다시금 들었습니다.

관객 4: 영화를 보면서 화가 많이 났습니다. 그들의 폭력을 비판하면서 폭력적으로 대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너무 강하게 확신을 가진 모습, 비교되게 혈색이 좋은 모습을 보면서 ‘저들을 설득하기 어렵겠다’는 무력감도 한편으로 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떻게 할 수 있지’ 하는 마음이 들어 말 꺼내기가 어렵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누르: 여러 이유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오랜 시간 프로파간다 등이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팔레스타인 파괴는 지구의 파괴다〉라는 책에서도 1800년대 영국이 경제적 이익을 고려해 팔레스타인 땅을 공격하는 이야기에서 시작됩니다. 이스라엘은 종교적 이유를 갖고 와서 시온주의를 강화하는 상황입니다. 다양한 프로파간다 언어가 있죠. 그렇다면 우리의 언어는? 그 안에서 우리가 팔레스타인의 삶을 놓치고 있지 않은지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 이들이 꾸었던 꿈, 땅에서 일구고 싶은 삶, 농사에 대한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경험과 팔레스타인의 경험을 연결해서 철거 강제이주 경험으로서 팔레스타인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다음주 동물권 모임 때문에 이런 생각도 듭니다. ‘비건-워싱’에 대한 이야기. 동물권의 입장에서도 이스라엘이 얼마나 종차별주의를 앞세우고 ‘그린-워싱’ ‘핑크-워싱’을 하고 있는가. 함께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 이 자리, 들다방에서 상영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이렇게 이어집니다. 앞으로 고민을 같이 나누면서 해나가고, 우리와 팔레스타인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자아: 팔레스타인 뉴스로 나오는 게 국가 인정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는 관심 돌리기라고 생각합니다. 한 지도에 국가가 둘로 나뉘는 게 말이 안 되고, 지지하는 나라들 역시 지금도 무기를 보내 집단학살에 가담하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그 땅을 사랑하면 그는 자기 땅을 부수지 않습니다. 우리는 현대 불도저가 올리브나무 뿌리를 뽑는 모습을 봅니다. 우리가 팔레스타인 현지에 갔을 때 하물며 잡초 뽑는 일만으로도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나무를 뽑으려면, 기계를 동원하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하루에 4백 그루 나무를 뽑습니다. 그 땅을 사랑하면, 그렇게 땅에 있던 나무를 무지막지하게 뽑고, 맞지 않는 나무를 심어 땅을 황폐화시키지 않습니다. 땅을 더럽히는 그 모습에서, 그들은 땅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현지에 연대 방문을 가서, 어려운 용어나 역사를 만날 때마다, 내가 어디에 서 있고 연결되어 있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땅의 주인이 누구인지 잘 생각하고 지켜나가면 좋겠습니다.

/2025년 08월 06일 다큐멘터리 〈성스러운 탈환〉 들다방 상영회 속기 끝.